이번 식구들이랑 온 도쿄 여행에 공병에 담아올까 하다가 냄새 때문에 굳이 안 챙겨온 마트 터줏대감 리엔 보윤 컨디셔너인데, 한방 성분 때문인지 레미콘 현장에서 시멘트 가루랑 흙먼지 뒤집어쓰고 수세미처럼 굳어버린 머리에 듬뿍 짜서 비비면 순식간에 물미역처럼 부들부들하게 싹 풀려서 엉킨 머리 애벌 감기용으로 아낌없이 팍팍 쓰기엔 가성비 진짜 최고지만, 씻고 나서도 약초랑 진한 꽃향기 섞인 특유의 묵직한 한방 냄새가 너무 오래 남아 퇴근 후 갓 돌 지난 우리 아기 안아주고 볼 부비며 놀아주기엔 애한테 냄새가 독할까 봐 꽤 신경 쓰이는 데다 헹굴 때 등에 흐른 걸 꼼꼼히 안 씻어내면 미끄덩거리고 뾰루지까지 올라오기 딱 좋아서, 집에서 아기랑 있을 때 쓰기엔 영 눈치가 보여 이것도 그냥 현장 샤워장에 갖다 놓고 작업 끝나고 동료들이랑 먼지 떡진 머리 시원하게 풀어내는 공용템으로 남은 거 싹 다 비워버릴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