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영업 뛴 지도 12년 차, 맨날 똑같은 아저씨 스킨 냄새만 풍기는 것 같아서 올리브영 세일 코너 기웃거리다 추억의 씨케이 비(CK be)를 내돈내산으로 집어왔어요. 20대 때 진짜 많이 뿌리던 국민 향수였는데 까만 병 보니까 반갑더라고요.
일단 향은 다들 아시는 그 향긋하고 포근한 비누 냄새, 혹은 고급스러운 섬유유연제 냄새예요. 스킨 향 빡세게 나는 상남자 스타일은 절대 아니고, 방금 샤워하고 나온 것 같은 깔끔한 향이라 주말에 캐주얼 입고 가볍게 뿌리기 딱 좋아요. 향이 독하지 않고 부드러워서, 주말에 11개월 된 저희 애기 안아줄 때 코 찌를 걱정 안 해도 되는 건 맘에 드네요.
근데 단점이 너무 명확해요. 사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 무광 블랙 병, 지문이랑 손때가 엄청 잘 묻어서 며칠만 굴려도 완전 꼬질꼬질해져요. 게다가 치명적인 건 지속력입니다. 뿌리고 출근해서 점심 먹고 나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마술을 볼 수 있어요.
세일할 때 싼 맛에 사서 페브리즈처럼 팍팍 막 뿌릴 용도면 모를까, 중요한 미팅 있는 날이나 지속력 짱짱한 거 찾으시는 분들한테는 무조건 비추예요. 그냥 옛날 추억 보정용 바디미스트 샀다고 생각하고 대충 쓰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