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평소에 쓰던 빳빳하게 굳는 젤 대신 이번에는 좀 더 자연스럽게 머리를 세팅해 볼까 싶어 미용실에서 많이 쓴다는 밀본 니제르 홀드핏 베일 스프레이를 사 와서 외출 전에 직접 뿌려봤는데, 분사력이 워낙 미세한 안개 같아서 처음엔 뿌린 건지 만 건지 티도 잘 안 났지만 하얗게 가루가 일어나는 현상이나 플라스틱처럼 딱딱하게 굳는 느낌 없이 빗질을 해도 될 만큼 부드럽게 앞머리와 정수리 볼륨을 싹 잡아주어, 13개월 아기 안고 다니느라 머리 헝클어지기 십상인 바쁜 와중에도 떡지는 일 없이 단정하게 스타일이 유지되니 개인적으로 아주 만족스럽긴 한데, 아무래도 젤처럼 무식하게 짱짱한 하드 타입은 아니다 보니 바람이 몹시 부는 날이나 격하게 움직여야 할 때는 세팅이 금방 풀려버릴 것 같아 살짝 아쉽고 미용실 제품 특유의 달달한 과일꽃 향기 같은 냄새가 꽤 풍성하게 퍼져서 아기한테 바로 닿을까 봐 뿌릴 때마다 화장실 문을 닫고 눈치껏 조심스레 뿌려야 하는 데다 얇고 가벼운 깡통 용량 대비 가격대도 제법 사악해서 지갑 얇은 가장 입장에서는 매일 팍팍 뿌리기가 은근히 망설여지긴 해도, 나중에 씻어낼 때 뜨거운 물에 한참 불려 여러 번 샴푸 할 필요 없이 물에 가볍게 싹 씻겨 내려가고 바쁜 아침에 대충 칙칙 뿌려주기만 해도 숍에서 막 드라이를 받은 것처럼 자연스럽고 세련되게 머리 형태를 유지해 주니 딱딱하게 뭉치는 걸 극도로 싫어하는 제게는 확실히 그 비싼 제값을 톡톡히 하는 고급스럽고 든든한 외출 필수템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