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영 손상모 케어 코너에서 늘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영양 듬뿍, 모레모 슈퍼 리페어 샴푸예요.
가장 큰 장점은 이름 그대로 극강의 부드러움과 엉킴 풀림 효과입니다. 단백질과 수분 영양분이 꽉꽉 채워져 있어서, 레미콘 현장에서 하루 종일 날리는 시멘트 가루와 흙먼지에 뒤엉켜 수세미처럼 뻣뻣해진 머리카락도 샴푸질 한 번에 물미역처럼 부들부들하게 싹 풀립니다. 귀찮게 린스나 트리트먼트를 따로 하지 않아도 감으면서 바로 머릿결이 매끈해지는 걸 느낄 수 있을 만큼 코팅력이 뛰어나요.
하지만 아빠 입장에서는 치명적인 단점이 두 가지나 있습니다. 바로 무겁고 답답한 두피 잔여감과 달달한 인공 향기예요.
먼저, 손상된 모발을 코팅해 주는 영양 성분이 너무 과하다 보니 현장의 땀과 유분, 먼지를 시원하게 씻어내는 '뽀득한 세정력'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감고 나면 두피가 덜 닦인 듯 무겁고 찝찝한 느낌이 들 수 있고, 평소보다 머리가 금방 기름지고 떡지는 현상이 생기기 쉽습니다.
게다가 '꽃향기'에 '사탕 단내'를 섞은 듯한 아주 달콤하고 진한 냄새가 나고, 머리를 다 말린 후에도 그 잔향이 꽤 오래 머뭅니다. 퇴근 후 개운하게 씻고 나와 갓 돌 지난 우리 아기를 번쩍 안아주고 맘껏 얼굴을 부비며 놀아주기에는, 이 강렬하고 인위적인 화장품 단내가 아기에게 너무 자극적일까 봐 무척 신경이 쓰이실 수밖에 없어요.
잦은 염색이나 펌으로 머리가 뚝뚝 끊어지는 극손상모를 가진 분들께는 구원템이지만, 현장의 거친 먼지를 개운하게 쫙 빼내고 냄새 걱정 없이 아기와 맘 편히 스킨십을 하고 싶은 아빠의 데일리 샴푸로는 방향성이 완전히 어긋나는 제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