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도 슬슬 더워지고, 올리브영 지나가다 세일 매대에 엄청 싸게 깔려있길래 20대 때 추억 돋아서 충동구매한 다비도프 쿨워터입니다.
이름만 보면 엄청 시원하고 청량한 바다 냄새가 날 것 같죠? 현실은 그냥 동네 목욕탕 탈의실에 비치된 파란색 아저씨 스킨 냄새 딱 그 자체예요. 처음 뿌리면 코를 확 찌르는 알싸하고 독한 스킨 향이 올라와서 헛기침이 나올 정도입니다.
제가 영업만 12년 차라 거래처 미팅 갈 때 깔끔해 보이려고 향수를 종종 쓰는데, 이건 요즘 뿌리기엔 향이 너무 촌스럽고 올드해요. 이거 뿌리고 가면 거래처 사람들이 속으로 '진성 아재'라고 생각할까 봐 차마 손이 안 가네요. 게다가 퇴근하고 집에 가서 11개월 된 우리 애기 안아줘야 되는데, 향이 너무 자극적이라 애기한테 안 좋을까 봐 휴일에도 절대 못 뿌립니다.
지속력은 또 어찌나 끈질긴지 아침에 뿌리면 오후까지 그 묵직한 아저씨 스킨 잔향이 징하게 남아요. 땀 뻘뻘 흘리는 한여름에 야외에서 땀 냄새 덮는 용도로 막 뿌릴 거 아니면, 굳이 내 돈 주고 살 필요는 없는 향수 같아요. 싼 맛에 샀지만 추억은 그냥 추억으로 묻어두는 게 낫겠어요. 어디 당근에 나눔이라도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