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프가 백화점 갔다가 주황색 쇼핑백을 들고 와서는 에르메스 운 자르뎅 수르 라 라군 오 드 뚜왈렛을 꺼내 자랑하길래, 이름부터 숨차게 길고 명품 브랜드값 때문에 속으로 또 얼마나 비싸게 줬을까 지갑 걱정부터 앞섰는데, 막상 향을 맡아보니 흔하게 맡아본 가볍고 달달한 과일향이 아니라 약간 짭조름한 바다 냄새에 묵직한 나무 향과 물기를 머금은 꽃향기가 섞인 듯한 오묘하고 중성적인 향이라 흔하지 않은 고급스러움이 느껴지긴 하지만, 첫 향이 다소 진하고 잔향이 꽤 오래 남는 편이라 이제 막 돌이 지난 아기가 있는 집 안에서 맘 편히 팍팍 뿌리지는 못하고 가끔 외출하기 직전에 옷 끝자락에만 한두 번 조심스럽게 뿌리고 나가는 걸 보니 그 큰 용량을 언제 다 쓰려나 싶어 제 눈엔 살짝 아깝게 느껴지긴 해도, 한 번씩 뿌릴 때마다 풍기는 특유의 우아하고 세련된 분위기 덕분에 와이프가 확실하게 기분 전환을 하며 만족해하는 걸 보니 가끔 부리는 소소한 사치로는 나쁘지 않은 퀄리티 좋은 제품인 것 같아요